우주의 신비

지구 멸망 카운트다운?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다면 어디로 갈까

철수의 과학여행 2026. 8. 1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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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구를 떠나야 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갈까?

상상해 보겠습니다.

수십 년 뒤가 아니라 아주 먼 미래, 인류가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는 날이 찾아왔다고 해보죠.

거대한 우주선에 사람들이 올라탑니다.

창밖으로 점점 작아지는 푸른 지구가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요?

화성일까요?

아니면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다른 별을 향해 떠나야 할까요?

놀랍게도 천문학자들은 이미 그 후보들을 찾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NASA의 외계행성 목록에는 6,000개가 넘는 확인된 외계행성이 등록돼 있습니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태양계 밖 행성이 실제로 얼마나 흔한지조차 알지 못했지만, 이제 우리는 수천 개의 다른 세계를 알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크기가 지구와 비슷하고, 별에서 받는 에너지도 비교적 적당하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그중 하나를 골라 '제2의 지구'로 삼을 수 있을까요?

오늘 「철수와 떠나는 과학여행」에서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출발해, 인류의 새로운 고향 후보를 하나씩 찾아가 보겠습니다.

먼저 짚고 가자|지구 멸망 카운트다운이 실제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제목에는 '지구 멸망 카운트다운'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먼저 중요한 사실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과학계가 “몇 년 몇 월 몇 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예측하는 실제 카운트다운은 없습니다.

태양도 영원하지 않고 아주 긴 시간에 걸쳐 밝기와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현재의 지구 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일생이나 수백 년 단위가 아니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천문학적 시간의 이야기입니다. NASA가 소개한 태양 진화 연구에서도 태양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점차 밝아지며 궁극적으로 지구의 액체 물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는

“지구가 곧 멸망하니 탈출해야 한다”

가 아니라,

“만약 먼 미래 인류가 다른 별에서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야 한다면 현재 과학이 발견한 후보 가운데 어디를 주목할 수 있을까?”

라는 과학적 상상여행입니다.

제2의 지구를 찾으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

행성이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다고 해서 바로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새로운 지구를 고른다면 최소한 몇 가지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암석 행성인가입니다.

목성이나 토성처럼 대부분이 기체로 이루어진 거대한 행성이라면 우리가 서 있을 단단한 지표면 자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온도입니다.

너무 뜨거워 바다가 모두 증발해도 안 되고, 반대로 모든 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별 주위의 특정 영역을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또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라고 부릅니다.

골디락스 존은 별에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 적절한 대기가 존재한다면 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다고 해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 번째는 대기입니다.

온도가 적당해 보여도 대기가 없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화성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화성도 태양계에서 생명 가능성을 연구하는 중요한 행성이지만 현재 대기는 매우 희박합니다.

반대로 금성은 대기가 너무 두껍고 강력한 온실효과가 나타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거리 하나가 아니라

물 + 대기 + 온도 + 별의 활동 + 행성의 크기 + 자기장 + 오랜 시간의 환경 안정성

이 함께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후보들을 만나러 출발해 보겠습니다.

후보 1|프록시마 센타우리 b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제2의 지구' 후보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를 떠났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향할 곳은 프록시마 센타우리 b(Proxima Centauri b)입니다.

이 행성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가깝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주에서 말하는 '가깝다'는 우리의 기준과 완전히 다릅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 b는 지구에서 약 4.2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중심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며, 행성 b는 약 11.2일에 한 번씩 이 별을 공전합니다. NASA 자료에서는 질량을 지구의 약 1.05배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4.2광년.

숫자만 보면 별로 멀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입니다.

빛조차 4년이 넘게 달려야 도착합니다.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프록시마 b의 하늘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프록시마 b 표면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하늘에는 태양처럼 밝은 노란 별 대신 붉은빛을 띠는 작은 적색왜성이 떠 있습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태양보다 훨씬 작고 어둡기 때문에 행성이 생명체가 살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받으려면 별에 매우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프록시마 b의 1년은 지구의 365일이 아니라 겨우 약 11일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도 있습니다.

이처럼 별 가까이 도는 행성은 별과 행성 사이의 강한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한쪽 면이 계속 별을 향하는 조석 고정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NASA의 2026년 프록시마 b 체험 자료도 이런 모습을 바탕으로 한쪽에는 낮, 다른 한쪽에는 밤이 계속되는 세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그렇다면 행성에는 아주 특이한 장소가 생깁니다.

영원한 낮과 영원한 밤의 경계입니다.

그곳에서는 해가 지평선 근처에 계속 머무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마치 지구의 일몰 시간이 끝없이 계속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프록시마 b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거리와 크기만 보면 프록시마 b는 훌륭해 보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적은 바로 자신의 태양입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상당히 활동적인 적색왜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력한 플레어가 자주 발생하며, 이때 강한 자외선과 고에너지 입자가 주변으로 방출됩니다. NASA가 소개한 관측에서도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강력하고 빈번한 플레어는 프록시마 b의 대기와 표면 생명 가능성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행성에 충분한 자기장이나 두꺼운 대기가 없다면 이런 방사선은 오랜 시간에 걸쳐 대기를 깎아낼 수 있습니다.

일부 NASA 관련 모델에서는 지구와 비슷한 대기가 프록시마 b 환경에서 오랫동안 유지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따라서 프록시마 b를 평가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장점: 가장 가깝다. 지구와 비슷한 질량의 암석 행성일 가능성이 높다. 거주 가능 영역에 있다.

단점: 별의 플레어가 강하다. 대기의 존재 여부를 아직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가장 가까운 후보이지만, 가장 안전한 후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셈입니다.

후보 2|TRAPPIST-1e

지구 크기 행성이 무려 일곱 개 모여 있는 곳

다음 목적지는 훨씬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지구에서 약 40광년.

그곳에는 매우 특별한 행성계가 있습니다.

TRAPPIST-1입니다.

이 별 주위에는 지구 크기와 비슷한 암석형 행성이 무려 7개 발견됐습니다.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행성계 가운데 특히 집중적으로 연구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행성 이름은 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TRAPPIST-1b
TRAPPIST-1c
TRAPPIST-1d
TRAPPIST-1e
TRAPPIST-1f
TRAPPIST-1g
TRAPPIST-1h

라고 부릅니다.

그중 우리가 특히 주목할 행성은 TRAPPIST-1e입니다.

NASA 외계행성 자료에 따르면 TRAPPIST-1e의 반지름은 지구의 약 0.92배, 질량은 약 0.69배이며 별을 약 6.1일 만에 한 바퀴 돕니다.

그곳의 하늘을 올려다본다면?

약 40광년을 날아 TRAPPIST-1e에 도착했다고 상상해 보죠.

가장 먼저 놀라운 것은 하늘일지도 모릅니다.

TRAPPIST-1 행성들은 별에 매우 가까이 모여 돌고 있습니다.

NASA 자료에 따르면 일곱 행성의 궤도를 모두 놓아도 우리 태양계의 수성 궤도 안쪽에 들어갈 정도로 행성계 전체가 작습니다.

따라서 다른 행성들이 지구에서 보는 금성이나 목성보다 훨씬 크고 인상적으로 보이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행성을 망원경이 아니라 눈으로 거대한 천체처럼 바라보는 세계입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바로 옆 행성이 커다란 원반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 여기서 보여주는 행성 표면과 하늘의 모습은 실제 사진이 아니라 현재 측정된 크기와 궤도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상상입니다.

2025년 JWST가 TRAPPIST-1e를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TRAPPIST-1e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실제로 이 행성의 대기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공개된 NASA의 JWST 분석에서는 TRAPPIST-1e가 두꺼운 수소 중심 대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금성처럼 이산화탄소가 압도적으로 많은 두꺼운 대기 역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대기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 관측만으로는 대기가 존재하는 경우와 거의 없는 경우를 완전히 구분하지 못했으며 추가 관측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차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외계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밝기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측정해 크기를 알아내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그 행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까지 찾으려는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TRAPPIST-1e가 실제 제2의 지구인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인류가 가장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지구 크기 외계행성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행성계의 TRAPPIST-1d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도 나왔다

과학에서는 좋은 소식만 나오지 않습니다.

2025년 JWST 관측으로 TRAPPIST-1d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지구와 비슷한 대기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다고 해서 지구 같은 세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도에서 골디락스 존에 들어 있다는 것은 그저 첫 번째 조건을 통과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진짜 관건은 대기입니다.

후보 3|TOI-700 d와 TOI-700 e

하나의 별에서 발견된 두 개의 흥미로운 세계

이제 약 100광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그곳에는 TOI-700이라는 적색왜성이 있습니다.

이 별 주위에는 흥미롭게도 거주 가능 영역과 관련된 지구 크기 행성이 두 개 있습니다.

바로 TOI-700 dTOI-700 e입니다.

먼저 TOI-700 d.

NASA 자료 기준 반지름은 지구의 약 1.07배, 질량은 약 1.25배, 공전주기는 약 37.4일입니다. 이 행성은 별의 보수적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습니다.

TOI-700 e는 조금 더 안쪽을 돕니다.

반지름은 지구의 약 0.95배, 질량은 약 0.82배, 1년은 약 27.8일입니다. NASA는 이 행성을 보다 넓게 잡은 '낙관적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한 지구 크기 암석형 행성으로 설명합니다.

두 행성이 있다는 것이 왜 중요할까?

한 행성만 발견됐을 때보다 같은 별 주변에 여러 개의 암석 행성이 있으면 비교할 대상이 생깁니다.

별에서 조금 더 가까운 행성과 조금 더 먼 행성을 비교하면서

어느 행성이 대기를 유지하는지,

온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행성의 질량과 대기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금성과 지구와 화성이 모두 중요한 이유와 비슷합니다.

세 행성 모두 암석 행성이지만 현재 모습은 완전히 다릅니다.

금성은 뜨겁고,

지구에는 바다가 있고,

화성은 춥고 메말라 있습니다.

TOI-700 행성계도 언젠가 이런 비교 연구의 중요한 실험실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보 4|TOI-715 b

지구보다 조금 큰 슈퍼지구

마지막으로 살펴볼 후보는 TOI-715 b입니다.

2024년 NASA가 소개한 이 행성은 지구보다 약 1.5배 넓은 반지름을 가진 슈퍼지구로, 모항성의 보수적 거주 가능 영역 안을 공전합니다.

여기서 '슈퍼지구'라는 말에 주의해야 합니다.

슈퍼지구는

“지구보다 모든 것이 훨씬 좋은 행성”

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단순히 지구보다 크지만 해왕성 같은 거대 행성보다는 작은 종류의 행성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어떤 슈퍼지구는 암석 표면을 가질 수 있고, 어떤 행성은 매우 두꺼운 대기를 가진 작은 해왕성과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TOI-715 b 역시 단지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살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대기와 표면 환경을 알아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후보 대부분이 적색왜성 주변에 있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후보를 다시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

TRAPPIST-1.

TOI-700.

모두 태양보다 작고 차가운 적색왜성 계열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관측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별 앞을 지구 크기 행성이 지나가면 별빛이 줄어드는 비율이 태양처럼 큰 별 앞을 지나갈 때보다 더 커집니다.

즉 천문학자 입장에서는 작은 행성을 찾아내기 쉽습니다.

또 적색왜성은 은하에서 매우 흔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적색왜성 주변의 거주 가능 영역은 별 가까이에 형성됩니다.

그러면 행성은 강한 플레어와 자외선, 항성풍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NASA도 적색왜성 주변의 거주 가능 행성이 강한 항성 활동으로 인해 대기를 잃을 가능성을 중요한 연구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는 제2의 지구가 의외로

“온도는 적당한데 별이 너무 난폭한 곳”

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갈 곳을 찾아도 도착할 수 없다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합니다.

프록시마 b가 가장 가까운데도 약 4.2광년입니다.

현재 인류가 만든 가장 먼 우주선 가운데 하나인 보이저 1호는 태양을 기준으로 초속 약 17km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정도 속도로 프록시마 b 방향으로 계속 날아갈 수 있다고 단순 계산하면 약 7만4천 년이 걸립니다.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출발했어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을 시간입니다.

반면 빛의 속도의 10%까지 낼 수 있는 우주선이 언젠가 만들어진다면 단순 거리 계산으로 약 42년 정도가 걸립니다.

하지만 이것도 출발할 때의 가속, 도착할 때의 감속, 우주 방사선, 에너지, 충돌 위험, 우주선 내부 생태계 같은 문제를 빼고 계산한 것입니다.

현재 인간을 태우고 다른 별로 보낼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NASA 연구에서도 성간 비행을 위해 현재와 전혀 다른 수준의 추진 기술이 필요하다는 개념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주선 안에서 수백 년을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여기서 과학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세대 우주선(Generation Ship)입니다.

한 세대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다면 우주선 안에서 아이를 낳고, 다음 세대가 여행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출발한 사람의 손자나 증손자, 혹은 훨씬 먼 후손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죠.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합니다.

수백 년 동안 먹을 음식은 어떻게 생산할까요?

물은 어떻게 완벽하게 재활용할까요?

중력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여러 세대의 인간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주선의 기계가 500년 동안 고장 없이 작동할 수 있을까요?

작은 사회가 수백 년 동안 유지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그 행성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우리는 출발하기 전에 목적지 행성을 거의 완벽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천문학자들이 하는 외계행성 연구는 단순히 “저곳에 행성이 있다”를 찾는 작업에서

“대기가 있는가?”

“물은 존재할 수 있는가?”

“어떤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가?”

를 알아내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중요한 이유

외계행성을 직접 찾아가는 것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빛을 이용하면 먼 세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빛 일부가 행성의 대기를 통과합니다.

만약 대기가 있다면 특정 파장의 빛이 대기 속 분자에 흡수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미세한 흔적을 분석합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유리컵 안에 어떤 음료가 들어 있는지 직접 맛볼 수는 없지만, 컵을 통과한 빛의 색을 아주 정밀하게 조사해 내용물을 추측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JWST가 TRAPPIST-1e 같은 지구 크기 행성의 대기를 반복 관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딱 하나를 고른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아직 과학적으로

“이 행성이 제2의 지구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그래도 현재 알려진 후보들을 여행 목적에 따라 나눠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가장 가까운 후보

프록시마 센타우리 b

약 4.2광년이라는 압도적인 거리상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플레어와 대기 유지 가능성이 큰 문제입니다.

지구 크기 행성 연구의 최고 실험실

TRAPPIST-1 행성계

7개의 지구 크기 행성이 한 별 주위를 돌고 있으며 JWST가 대기를 직접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TRAPPIST-1e는 앞으로 추가 관측 결과를 주목할 가치가 큽니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 흥미로운 쌍둥이 후보

TOI-700 d와 TOI-700 e

같은 별 주변에서 지구 크기의 두 행성이 거주 가능 영역과 관련된 궤도를 돌고 있어 비교 연구 가치가 큽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탐사선을 보낸다는 상상을 한다면 저는 프록시마 b를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하겠습니다.

가장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류가 실제로 이주할 장소를 고르라고 한다면 현재 정보만으로는 그 어느 행성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가장 놀라운 사실|우리는 아직 '지구 2호'를 발견하지 못했다

6,000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푸른 바다가 있고,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있고,

안정적인 별 주위를 돌며,

적당한 중력과 기온을 유지하고,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두 번째 지구는 없습니다.

이 사실은 오히려 지구를 새롭게 보게 만듭니다.

우리는 흔히 우주가 거대하니 지구 같은 행성도 당연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실제로 발견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현재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생명의 행성은 단 하나입니다.

지구입니다.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사를 갈 곳을 찾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른 행성을 연구하면 오히려 지구가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 금성은 지옥처럼 뜨거워졌을까요?

왜 화성은 물을 대부분 잃었을까요?

왜 지구에는 수십억 년 동안 바다가 남아 있었을까요?

자기장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대기 속 이산화탄소의 양은 행성을 어떻게 바꿀까요?

다른 별과 행성을 발견할수록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을 비교할 자료를 더 많이 갖게 됩니다.

어쩌면 제2의 지구를 찾는 여행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새로운 지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가진 지구가 얼마나 특별한 환경인지 깨닫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핵심 요약 5가지

1. 현재 확인된 외계행성은 6,00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생명체가 확인된 외계행성은 아직 없습니다.

2. 프록시마 센타우리 b는 약 4.2광년 거리의 가장 가까운 중요한 지구형 후보 중 하나다.
다만 모항성의 강력한 플레어가 큰 문제입니다.

3. TRAPPIST-1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 7개가 있다.
JWST가 일부 행성의 대기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4. TOI-700 d와 e도 중요한 지구 크기 후보들이다.
두 행성은 같은 적색왜성 주변의 거주 가능 영역과 관련된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5. 가장 큰 장벽은 거리다.
현재 우주선 속도로는 가장 가까운 별까지도 수만 년이 필요합니다. 보이저 1호의 태양 기준 속도는 약 초속 17km입니다.

FAQ|제2의 지구에 대해 궁금한 질문

Q1. 지금까지 진짜 제2의 지구가 발견됐나요?

아직 없습니다.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거나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행성은 여러 개 발견됐지만, 지구처럼 바다·대기·기온·생명체가 모두 확인된 외계행성은 없습니다.

Q2. 프록시마 b에는 사람이 살 수 있나요?

현재는 알 수 없습니다.

거주 가능 영역에 있고 질량도 지구와 비슷하지만 대기 존재 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모항성의 강력한 플레어가 큰 위험 요소입니다.

Q3. 거주 가능 영역에 있으면 물이 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거주 가능 영역은 적절한 대기가 있다는 조건 아래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거리 범위를 뜻합니다. 실제 물이나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Q4. 가장 가까운 외계행성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가장 가까운 중요한 후보인 프록시마 b는 약 4.2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보이저 1호 수준인 초속 약 17km로 단순 계산하면 약 7만4천 년이 필요합니다.

Q5. 인간이 언젠가 다른 별까지 갈 수 있을까요?

물리학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인간을 다른 별까지 보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훨씬 빠른 추진기술과 에너지 공급, 방사선 차폐, 장기 생명유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Q6. 그렇다면 왜 외계행성을 계속 찾나요?

생명체가 우주에서 얼마나 흔한지 알아내고,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하는지 이해하며, 지구의 환경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가장 좋은 제2의 지구는 어디일까?

우리는 오늘 4.2광년 떨어진 프록시마 b에서 시작해 40광년 거리의 TRAPPIST-1e, 그리고 약 100광년 거리의 TOI-700 행성계까지 여행했습니다.

놀랍게도 우주에는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면 한 가지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아무리 찾아도 아직은 지구보다 확실한 곳이 없습니다.

산소가 있는 대기.

넓은 바다.

적당한 온도.

강한 태양 방사선을 막아주는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수십억 년에 걸쳐 이어져 온 생명.

우리는 제2의 지구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류가 확실히 살 수 있다고 알고 있는 행성은 바로 지금 발밑에 있는 이곳뿐입니다.

어쩌면 우주에서 새로운 집을 찾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이미 가진 집을 잘 지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바라보는 밤하늘에는 아직 설명되지 않은 세계가 수없이 숨어 있습니다.

다음 「철수와 떠나는 과학여행」에서는 또 다른 우주의 비밀을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 과학 정보는 2026년 8월 기준 NASA 및 NASA Exoplanet Archive의 공개 자료와 최신 JWST 관측 결과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외계행성의 표면·바다·생명체 존재 여부처럼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과학적 가능성과 상상 장면을 구분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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