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역사상 최악의 날|생명체 95%가 사라진 ‘페름기 대멸종’과 공룡 시대의 시작
한때 지구는 괴물들의 행성이었습니다.
거대한 바다전갈이 바다를 지배했고,
초대형 잠자리가 하늘을 날아다녔으며,
이상한 양서류와 거대한 절지동물들이 늪지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생명체들은 마침내—
위험한 바다를 떠나 육지까지 정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지구는 생명으로 넘쳐났습니다.
거대한 숲이 끝없이 펼쳐졌고,
늪지대에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숨어 있었으며,
하늘과 바다, 육지 모두 생명체로 가득했습니다.
만약 그 시대 지구를 우주에서 바라봤다면
아마 “생명이 완전히 승리한 행성”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구는 그렇게 쉽게 생명에게 안정된 세계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부터
행성 전체가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지구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과학자들은 이 사건을 이렇게 부릅니다.
“페름기 대멸종”
혹은…
“위대한 죽음(The Great Dying)”

어느 순간부터 지구가 미쳐가기 시작했다
약 2억 5천만 년 전.
처음에는 작은 변화였습니다.
기온이 조금씩 상승하고,
계절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죠.
바닷물 온도도 점점 올라갔고,
산소 농도 역시 불안정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점점 심각해집니다.
하늘은 붉게 변했고,
검은 화산재가 대기를 뒤덮기 시작했으며,
산성비가 끊임없이 내렸습니다.
지구 곳곳에서는
거대한 균열과 화산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당시 생명체들 입장에서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원인은 ‘지구 전체가 폭발한 수준’의 화산 활동이었다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유력하게 보는 원인은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이라 불리는 초거대 화산 활동입니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이건 우리가 아는 수준의 화산이 아니었습니다.
한 도시 규모도 아니고,
한 나라 규모도 아니었습니다.
대륙 전체가 수십만 년 동안 계속 터지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용암이 강처럼 흐르고,
하늘은 붉은 연기로 뒤덮이며,
검은 재가 태양빛을 가려버리는 세계를.
당시 지구는 거의 살아있는 지옥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끓이기 시작했다
화산 활동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내뿜었습니다.
그 결과—
지구 온도는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당시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적도 부근 일부 지역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더워진 게 아니었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바다 속 산소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진짜 재앙이 시작됩니다.

바다가 죽어가기 시작했다
당시 바다는 생명의 중심이었습니다.
수많은 생물들이 바다에서 살아가고 있었죠.
하지만 산소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깊은 바다부터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산소 부족 상태가 심해지자
황화수소 같은 독성 물질까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황화수소는 현대에도 매우 위험한 독성 가스입니다.
즉—
당시 일부 바다는
생명체가 숨 쉬는 공간이 아니라
독가스가 퍼지는 공간으로 변해갔던 것입니다.
산호초는 붕괴됐고,
먹이사슬은 무너졌으며,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괴물들도 속수무책이었다
흥미로운 건—
강한 생물이라고 살아남은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때 바다를 지배했던 거대한 포식자들도
이 재앙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거대한 양서류,
초기 파충류,
괴물 같은 절지동물들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멸종했습니다.
특히 산소 농도 변화는
거대한 곤충들에게 치명적이었습니다.
한때 하늘을 날아다니던 메가네우라 같은 초거대 잠자리들도
점차 사라져갑니다.
숲 역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의 숲이 불타버렸다
당시 육지는 거대한 숲으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기온 상승과 건조화가 심해지면서
숲은 점점 말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대한 산불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상해보세요.
끝없이 이어지는 숲이 불타고,
하늘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있으며,
재가 눈처럼 떨어지는 세상을.
당시 지구는
정말 종말 직전 같은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생명체의 95%가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이 시기
지구 생명체의 약 90~95%가 멸종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이건 단순한 멸종이 아닙니다.
거의 “행성 초기화”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구 역사에서
이 정도 규모의 멸종은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면 당시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정말 극소수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소수의 생명체들이—
이후 지구 역사를 다시 쓰게 됩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살아남았다
놀랍게도 이 끔찍한 재앙 속에서도
일부 생명체들은 살아남았습니다.
특히 작고, 빠르고, 적응력이 뛰어난 생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건조한 환경을 견딜 수 있었던 초기 파충류들이 유리했습니다.
이전 양서류들은 물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파충류는 달랐습니다.
두꺼운 피부와 알 구조 덕분에
물 없이도 비교적 살아남을 수 있었죠.
즉—
지구 환경이 변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유리한 생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텅 빈 지구에 새로운 지배자가 나타나다
페름기 대멸종 이후의 지구는
거의 황폐한 행성이었습니다.
수많은 생물이 사라졌고,
생태계는 붕괴됐으며,
먹이사슬도 무너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늘 빈자리를 채웁니다.
살아남은 생물들은
그 빈 공간에서 다시 진화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때—
작고 빠른 파충류 계열 생명체들이 번성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은 점점 강해졌고,
더 빠르게 움직였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지배자들이 등장합니다.
“공룡”

공룡은 처음부터 강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건
초기의 공룡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거대한 괴물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처음 공룡들은 비교적 작고 날렵한 생물이었습니다.
오히려 당시에는
다른 거대한 파충류들이 더 강했죠.
하지만 공룡은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빠른 이동 능력,
효율적인 호흡 구조,
강한 적응력.
그리고 무엇보다—
대멸종 이후 변화한 환경에 잘 맞았습니다.
즉,
공룡은 단순히 운 좋게 살아남은 게 아니라
새로운 세계에 가장 잘 적응한 생물이었던 겁니다.

만약 페름기 대멸종이 없었다면?
과학자들은 가끔 이런 상상을 합니다.
“만약 페름기 대멸종이 없었다면?”
아마 공룡은 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거대한 양서류와 초기 파충류들이
계속 지구를 지배했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 결과—
포유류도, 인간도 등장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놀랍지 않나요?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역시
어쩌면 지구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재앙 덕분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말입니다.

과학자들도 아직 연구 중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페름기 대멸종 원인을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화산 활동만이 원인이었는지,
메탄가스 폭발이나 운석 충돌도 영향을 줬는지.
아직 정확한 답은 모두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이 사건은
지구 역사 자체를 바꿔버린 사건이었다는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하지만 진짜 전설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대멸종 이후 살아남은 작은 공룡들은
어떻게 지구의 왕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왜 공룡은
무려 1억 6천만 년 가까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공룡 시대의 시작”과
최초의 공룡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떠나보겠습니다.
“철수와 떠나는 과학여행”에서는
지구 탄생부터 공룡, 블랙홀, 외계 생명체, AI 미래까지
흥미롭고 신비로운 과학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구독해두시면
다음 과학 모험 이야기도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함께, 수억 년 전 지구의 비밀 속으로 떠나봅시다.